봄비-한영록
비가 내립니다
겨우내 얼어붙은 대지위에
봄비가 내립니다
가만가만 처마 끝에 뚝뚝 떨어지는 봄비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비 맞으며
끝없이 걸어가고 싶습니다
길고 긴 지난 겨울의 사납던 추위도
촉촉히 내리는 봄비 속에서
아쉬운 듯 옷자락 끌며 갑니다
창밖에 한그루 목련은 가지마다
언젠가는 다시 피울 하얀 꽃잎을 간직한 채
솜털 같이 부드러운 여린손을 내밀고
긴 겨울 웅크린 채 고개 숙였던 가슴 한편에
새로운 사랑의 꽃씨하나 심어보고 싶습니다
그친 듯 하면 다시오고
내리다가 멈추어 서는 봄비
비가 그치고 맑은 햇살 비출때면
띠끌에 묻혀 덮혀있던 세상의 온갖 허물을
어둡고 칙칙한 가슴속 온갖 번뇌를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고
향긋한 낭만의 꿈 하나 심어보고 싶습니다
봄이 옵니다 봄비가 옵니다
오늘은 웬지 하염없이 내리는
봄비 속으로 봄비에 젖어 가고 싶습니다
'그룹명 > 아름다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에게 적은 편지 -윤보영 (0) | 2010.03.29 |
---|---|
사랑에 빠지고 나면 / 용혜원 (0) | 2010.03.26 |
그림자/한영록 (0) | 2010.03.26 |
또 한번의 인생 - 이 문 주 (0) | 2010.03.26 |
사랑이라는 말 한마디/한영록 (0) | 2010.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