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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저림

나-야 2010. 3. 23. 09:04

저리고 얼음장 같은 손발…목뼈 질환 등 원인

 

중년 이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으로 손과 발의 저림이나 시린 증상이 있다. 물론 남자에게도 나타나지만 병원을 찾는 경우는 여성에서 보다 흔하다. 이 경우 환자들은 대개 풍증이나 혈액순환 장애라고 자가 진단하거나 혹은 주위사람들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들을 듣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의사들 가운데서도 손이 저리거나 시리면 흔히 말초혈액 순환장애 혹은 뇌졸중(중풍)의 초기 증상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잘 못 알려진 상식으로써 실제 단순히 혈액 순환장애로 인한 손발 저림은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건양대병원 나상준 교수를 통해 손발저림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살펴본다.

◇뇌졸중에 의한 손발저림=사람들이 흔히 잘못 알고 두려워하는 뇌졸중에 의한 손 저림의 증상은 매우 드문 질환이다. 막연히 내가 갖고 있는 증상이 혹시 뇌졸중의 증상인가 고민하기보다는 여기서 일단 뇌졸중에 의한 일반적인 증상과 증후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뉘지만 공통적으로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며, 동시에 양측손발에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쪽 손과 발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며 손바닥과 손등 쪽에 다 나타난다. 대부분의 뇌졸중 환자는 근력의 약화를 주로 호소한다. 따라서 단순히 저리거나 시린 듯한 감각이상만을 호소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또한 뇌졸중에 의한 경우에는 입술주위가 저리거나 감각이 무디다는 증상과 말을 더듬는 언어장애가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일과성으로 뇌허혈이 생기는 경우 증상이 나타났다가 소실되는 경우가 있으나 이 경우에도 위에서 언급한 증상과 같이 나타난다.

◇순환장애 및 정신적 요인에 의한 손발저림

말초혈액순환장애로 인하여 손발 저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저리기보다는 아픈 통증이 주된 증상이며 손가락 및 발가락의 끝 부분이 만져보면 차갑고, 차가운 물에 손을 넣으면 살색이 하얗게 변하게 되어 동상에서 보이는 것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저린 부위와 증상이 명확하지 않으며, 머리가 무겁거나 목이 뻣뻣함, 불면 등의 증상이 동반될 때에는 불안증이나 건강 염려증 등의 정신적인 요인에 의한 경우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각종 검사를 통해 기질적인 원인이 없음이 확인되면 정신과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말초신경의 손상 및 질환에 의한 손발저림=일부 혈관이상으로 인한 증상 이외 대부분의 손과 발뿐만 아니라 팔과 다리의 저림을 포함한 감각장애는 말초 신경의 손상이나 질병으로 인한 경우가 원인이다.

손 저림은 대개 손목 부위의 인대가 두꺼워져 나타나는 손목굴증후군이라고 하는 국소 신경병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외에도 당뇨 등 전신 말초신경병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목 디스크나 척추증 등 목뼈의 질환에 의해 목 부위의 신경줄기가 눌려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손과 발이 같이 저린 경우는 국소적인 신경병인 경우도 있지만 전신적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보다 흔하다.

신경은 뇌와 척수에서 가지들이 나와 팔, 다리로 가는데 척수까지는 중추신경, 이후로는 말초신경이라고 한다. 말초신경은 손, 발에서 느낀 감각을 중추신경으로 전달하고, 중추신경으로부터 전달되는 명령을 근육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말초신경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손상을 받는데 이 경우 말초신경병이라고 한다.

하나의 말초신경만 손상을 받는 경우를 ‘단신경병’ 이라고 부르고, 여러 말초신경이 비슷한 정도로 손상되는 경우를 ‘다발성 신경병’이라고 부른다.

단신경병 중 가장 흔한 것은 ‘손목굴증후군’이다. 중년 여성에 잘 나타나며 서서히 발병한다. 단신경병이 주로 하나의 말초신경이 손끝과 발끝으로 가는 동안에 비정상적으로 눌리거나 외상을 입어서 생기는 것에 비해 다발성 신경병은 여러 신경에 이상이 생긴다. 당뇨병, 신부전증,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가장 흔하며 항암제, 결핵약 등의 약물에 의해 발병하기도 한다.

◇손발저림의 치료 및 예후=손발저림은 특정 부위의 압박이 밝혀지거나 혈관장애의 부위가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약물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예후는 증상의 원인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내분비질환이나 대사성 질환에 의해 발생한 경우에는 원인질환의 치료와 함께 완치될 수 있다. 또한 발병 후 초기 치료가 예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뇌와 척수질환의 경우는 응급질환이 많으며, 초기 치료가 늦을수록 많은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에도 적극적인 치료에 의해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치유될 수 있다.

손발 저림의 치료는 원인 질환을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지속적인 약물 투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호전과 악화가 반복될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건강관리 또한 매우 중요하다.

신경근전도 검사는 말초신경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실시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이다. 전기적인 자극을 신경에 가하여 신경에 전달되는 속도와 반응의 크기로써 신경병변의 유무, 유형을 판단하게 된다. 팔과 다리의 감각 신경 검사와 운동 신경검사가 기본적으로 시행된다.

-건양대병원 신경과 나상준 교수-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