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텃밭에서 채소 길러 먹기

일조량 충분치 않은 베란다선 부추·상추·엔디브가 적당
상자 용기 깊이 엽채류는 20㎝, 과채류는 40㎝옥상용은 30~40㎝로 수직정원 공사할 경우
팬 달린 식물공기청정기 설치시 자연통풍·산림욕 효과까지

 

도심 속에서 채소나 과일 등의 먹을거리를 직접 길러먹는 ‘도시 농부’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주방이나 베란다, 옥상 등의 공간을 활용해 채소를 기를 수 있는 ‘나만의 미니 텃밭’ 가꾸는 법을 알아봤다.

■새싹채소는 새싹재배용 종자 선택, 하루 한 번 물갈이 필수

초보자라면 싱크대나 식탁 위에서 길러 일주일 안에 수확이 가능한 새싹채소로 채소 기르기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집에 있는 작은 종이컵이나 페트병, 채반, 대바구니 등에 키친타월, 부직포, 솜 등을 깔고 물을 충분히 적신 다음 씨앗을 뿌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준비도 간편하다. 신문을 덮어 어두운 곳에 두었다가 2~3일 후 싹이 나면 덮개를 열어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5~7일 정도 두기만 하면 된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어린잎을 맛보려면 무, 순무, 알팔파, 양배추, 겨자, 치커리, 적근대, 유채, 브로콜리, 청경채, 밀, 보리 등이 좋다. 씨앗은 종묘상이나 인터넷 새싹채소 쇼핑몰 등을 통해 소포장된 가정용 씨앗을 구입하면 된다. 김정혜 서울특별시 농업기술센터 생활교육팀 농촌지도사는 "씨앗을 구입할 때는 병충해를 입지 않도록 소독 처리가 된 밭재배용 종자가 아닌 소독이 안 된 새싹재배용 종자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며 "재배하는 동안 물이 마르지 않도록 하려면 1일 3회 정도 물을 주거나 재배용기에 길이가 긴 키친타월이나 부직포 심지를 깔아 받침에 담긴 물을 빨아올리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귀띔한다. 퀴퀴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매일 깨끗한 물로 갈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상자 텃밭은 실내환경에 맞춰 적합한 품종 골라야

새싹채소로 채소 기르기에 자신이 붙었다면 베란다나 옥상 등에서 가능한 상자 텃밭에 도전해볼 수 있다. 초보자들이 길러 먹기 쉬운 채소로는 상추, 열무, 쑥갓 등이 있다. 박상훈 서울특별시 농업기술센터 환경농업팀 지도사는 "실내 재배를 할 때는 집안의 일조량 환경에 알맞는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며 "베란다 공간에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경우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부추, 상추, 엔디브 등을 선택해야 재배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또한 "초보자는 파종부터 시작하는 것보다는 모종을 구입해 해가 잘 드는 현관이나 옥상에서 기르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귀띔한다. 흙은 살균처리가되어 깨끗하고 잡초가 자라나지 않는 가볍고 다루기 쉬운 시판 배양토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상자나 화분을 이용한 상자 텃밭을 가꿀 때는 용기의 깊이와 물주기에 신경 써야 한다. 박상훈 지도사는 "재배 용기는 깊을수록 좋은데 엽채류는 깊이가 최소 20㎝, 과채류는 깊이가 최소 40㎝인 용기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물을 줄 때는 용기에 있는 배수구로 물이 빠져나갈 만큼 흠뻑 주되, 흙이 바짝 말랐을 때 2~3일에 한 번씩 주는 것이 좋다. 옥상에서 재배할 경우,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수분이 빨리 증발되어 채소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깊이 30~40㎝의 용기에 담아 기르고 매일 오전 한번씩 물을 주는 것이 좋다.

채소 기르기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다면 서울특별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방문교육 프로그램인 '새싹채소와 함께하는 친환경 농산물 이용 소비자 교육'은 50~100명 이상의 단체(학생, 학부모, 직장인 등)를 대상으로 한다. 3월 23일~4월 1일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참가 신청할 수 있다. 농업과 원예 전반에 대한 이론, 실습, 견학 프로그램인 '2011년 전반기 전원생활 무료강좌' 역시 4월 4일~6일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참가 신청할 수 있다. 문의 (02)459-8994 agro.seoul.go.kr

■실내 벽면 활용한 수직정원, 가습·공기청정·장식효과 있어

주방이나 거실에 텃밭을 들이고 싶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수직정원'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직정원은 벽걸이용 화분과 자동 급수 및 배수 시스템을 이용하므로 땅이 아닌 벽면에 관상용 식물과 상추, 고추와 같은 채소를 기를 수 있다.

벽면조경 전문업체 그린와이즈(green wise.co.kr)의 박지현 실장은 "수직정원은 바닥이 아닌 벽면을 이용해 공간 활용도가 높고, 허리를 숙이지 않고 서서 작업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팬이 달려 있는 식물공기청정기를 별도로 설치하면 자연통풍과 산림욕의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친환경 인테리어를 선호하는 주거공간이나 상업공간에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한다. 수직정원을 설치하려면 1㎡당 1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든다.-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