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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나-야 2010. 3. 22. 12:54

배변 습관 달라졌나요, 혹시 혈변도? -대전일보-
건양대학교병원 외과 최원준 교수

 

평소 건강하게 지내던 50대 초반의 직장인이 아무 증상이 없었지만 50세가 되면 대장 내시경을 한번 해보라는 주변의 권유로 큰마음을 먹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 보았다. 내시경 검사 결과 대장에 용종이라고 하는 작은 혹이 있어 대장내시경으로 용종 절제술을 받았다.

3일 후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용종의 일부가 암으로 변했지만 대장 점막에만 암이 있는 조기 암이어서 다행히 추가 수술은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암이라는 말에 너무 놀랐지만 수술을 안 해도 완치 될 수 있다는 말에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쉴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 진단이 늦어져 진행된 암이었다면 건강을 되찾는데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따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암의 치료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얼마나 조기에 발견하느냐 하는 것이고, 이것은 이제 상식에 속하는 일이 되었다.


그 예로 위암의 경우 아직 국내 암 발생 및 사망률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위내시경의 일반화와 일반인들의 조기 위암 진단에 대한 관심이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져서 조기 발견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위암에 의한 사망률이 1990년에 비해 10년이 지난 2000년에는 22.9%나 감소했는데, 이것은 위암에 대한 경계심리 확대와 조기검사 등의 효과로 볼 수도 있다.

대장암의 경우는 2001년 국내 암 발생율 4위에서 2005년에는 위암에 이어 2위로 급부상 하고 있어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암으로 알려져 있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리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있다. 이렇게 중요한 암이지만 그간 조기 검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는데 가장 유용한 대장내시경 검사의 경우 검사 전 장 청소(관장)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또 검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막연한 공포감 때문에 위내시경에 비해 일반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1년 전 받은 종합검진에서 대변검사(대변 잠혈검사)상 혈변이 보여 대장내시경을 권유 받았으나 특별한 증상이 없어 검사를 받지 않았다가 최근 많이 진행된 대장암으로 진단받고 후회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다행히 최근의 자료에 따르면 여러 매체를 통해 대장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 졌고 또한 국가 암 조기검진 사업의 결과 등으로 인해 1999년 13%에 불과하던 수술 환자중 1기암 환자의 비율이 2008년에는 23%로 두배 정도 증가되는 고무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장암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에 따라 국내의 대장암의 진단 및 치료기술도 날로 향상되어 치료성적이 세계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64.8%로 미국(64.4%), 일본(65.2%), 유럽(53.5%)에 비해 손색이 없다. 대장암에 대한 관심과 조기진단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 그리고 예방으로 대장암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이 최원준 교수의 설명이다.

◇대장암이란?=대장은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되는 약 1,5m의 소화 기관으로 여기에서 발생하는 선암을 통상적으로 대장암이라고 부른다. 90% 이상이 40세 이후에 발생하며 60세 이상의 환자가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노령인구가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점차 노령인구 중 대장암이 늘고 있어 10년간 3배의 증가 폭을 보이고 있다. 산업화된 선진국에 많은 암으로 알려져서 선진국형 암이라고도 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식생활등 여러 환경이 선진국화 되면서 대장암 발생이 증가 일로에 있다.

대장암의 발생은 먼저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대장 점막에 선종성 용종이 생기고 이들 용종중 일부가 커져서 암으로 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과정이 수년에서 10여년에 걸쳐 진행됨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 절제술을 받으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가 되고 있다. 대장암은 폐암, 위암, 간암에 이어 사망률에 있어 네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원인=대장암의 발생 원인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그리고 암으로 변할 수 있는 질환인 전암성 질환으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주로 환경적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알려 져 있다. 주로 육식위주의 식사, 고지방, 고칼로리 식사와 섬유질이 적은 음식, 식품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음식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 등이 발생 빈도를 높인다.

빈도가 낮지만 가족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등 유전이 되는 대장암이 있으며 궤양성 대장암이나 크론병 등에서도 대장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일반인에 비해 2-3배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다.

◇증상=대장암의 경우도 대개 위암과 같은 소화기 고형암들이 초기에 그렇듯이 특히 병이라고 생각할 만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장암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는 75% 이상이 배변습관이 변해 있거나 전신 쇠약 등 건강에 이상을 느껴서 오는 경우이며, 나머지는 암이 자라서 장을 막는 장폐색과 대장이 천공(터져서)되어 복막염 등으로 발전한 경우이다.

대장암은 그 위치에 따라 증상의 차이가 있다. 우측 결장암의 경우 대개는 증상이 거의 없고 변비보다는 설사가 많다. 많은 환자들이 단지 체중 감소와 빈혈 등 몸이 쇠약해졌다고만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복통 및 더부룩함, 식사 후 트림 등으로 담낭염, 소화성 궤양 등으로 오진되어 잘못된 치료를 받기도 한다. 많이 진행된 우측 대장암의 경우 우측 배에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좌측 결장암의 경우는 우측 대장암에 비해 배변 습관의 변화가 많아진다. 변비가 심해져서 변비약을 먹게 되고 점차 그 양을 늘리지만 효과가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며 복통이 오고 배가 불러지고 소화불량이 심해진다. 혈변과 점액변이 보이기도 한다.

에스상 결장 및 직장암의 경우는 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거의 모든 경우에서 배변습관의 변화가 와 변비가 심해지거나 설사가 동반된다. 이런 증상은 아침에 일어날 때 더 심하며 변을 참기가 어려워진다. 대변이 가늘어 지고 대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고 덜 본 듯하여 자꾸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다. 처음에는 아침에만 이런 증상이 있으나 점차 하루 종일 지속되고 혈변과 점액변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통증이 거의 없으나 말기가 되면 심한 천골 혹은 좌골 신경통을 호소하게 된다.

◇치료

대장암의 치료는 수술이 기본이 되는 치료이며 보조적 치료로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고주파 열치료등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다. 따라서 각 진료 영역별로 협진체제가 잘 이루어 져야 좋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치료를 총괄하여 책임지고 결정해 나가는 경험 있는 전문의사가 주치의가 되어야 한다. 자칫 다학제 진료(각분야별 협진진료)가 협진이 아닌 업무 효율을 위한 분업 체재가 되면 환자 입장에서 궁극적으로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