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식도 역류질환,꽉 잡지 않으면 속타게 만든다
가슴에 천불이 난다고 화병은 아니다. 가슴이 부글부글 끓고, 속이 쓰리다면 화병을 넘어섰다.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야 한다. 제 맘대로 안 되는 세상사는 제쳐두고 제 속 먼저 챙기자.국가나 개인이나 좀더 행복한 삶을 향해 나가는 것이 목표 아니던가. 건강한 개인들이 만드는 건강한 국가를 위해 건강보험료도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건만 어찌된 일인지 우리 육체에는 질병은 하나 둘 늘어가는 추세다. 아침, 점심, 저녁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속을 긁어대는 역류성 식도염도 그중 하나다.
생활은 더 팍팍해지고 힘겨우니 사람 속 또한 편안할 리 없다. 올해 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서도 그것을 반영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의 심사결정 자료를 이용해 '위식도 역류 질환'에 대한 연구 보고서다. 역류 질환 환자가 2008년 199만 명에서 2012년 336만 명으로 무려 69% 증가한 것이다.진료비용 역시 2008년 1천217억 원에서 2012년 1천828억 원으로 5년간 50.2% 늘었다. 보고서에는 환자들 다수가 중장년층에 집중되어 있다. 40대가 20.5%로 40~50대 중년층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질환이 악화된 연령층일 뿐이다.
이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부터 질환은 시작된다. 과식이나 고지방식, 사탕, 초콜릿, 탄산음료, 커피 그리고 음주나 흡연 같은 식습관과 생활습관 탓이다. 음주나 흡연 역시 역류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원인은 경제활동을 시작하며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니 젊은 혈기에 피가 거꾸로 솟고, 속이 뒤집어지는 일이 있을 때 화만 낼 일이 아니다. 가만히 자신 속에 어떤 증상이 있는지 느껴봐야 한다. 그 증상을 감지해내야 큰 병으로 번지기 전에 잡을 수 있다.
진단 속이 안 좋아? 어디가? 어떻게?위식도 역류 질환은 역류성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 언뜻 증세나 통증이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르다. 역류성 위염보다는 역류성 식도염의 빈도가 훨씬 높다.사돈이 땅을 사도 속이 쓰리는 내 속을 나도 모르는데, 누군들 말만 듣고 그 속을 알 수 있겠는가? 속쓰림이 나타나면 흔히 '역류성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이란 말을 남발한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병인이나 병증이 확연히 다르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다. "담즙이나 췌장액이 십이지장에서 위로 역류되어 위벽을 깎아서 염증이 생기는 것을 역류성 위염이라 합니다. 이와 비교해 역류성 식도염은 음식물이 위산이 섞인 상태에서 식도로 역류하여 식도벽을 헐게 만든 것을 말합니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김진성 교수의 설명이다.
역류성 위염이나 식도염 모두 산에 의해 벽이 헐어서 생기지만, 증세가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 병명이 구분되는 것이다.해부학적으로 보면 좀더 이해하기 쉽다. 식도는 위의 윗부분과 이어지고, 위의 아랫부분은 십이지장과 연결되어 있다. 음식물을 먹으면 식도를 거쳐 위를 지나 십이지장을 통해 작은창자로 넘어가는 구조다. 위까지 내려가 있던 음식물이 산과 함께 식도로 역류하면 역류성 식도염, 위를 지나 작은창자까지 내려간 음식물이 십이지장에 모여 있던 담즙이나 췌장액의 소화액과 다시 위로 역류하면 역류성 위염인 것이다.
구조상 위가 식도보다 아래에 있으므로 통증 역시 역류성 위염 증세가 역류성 식도염보다 아랫부분, 즉 명치 아랫부분에 형성된다. "칼로 째거나 긁는 것 같고, 화끈거리죠. 때로는 더부룩하고 불쾌한 느낌이 듭니다. 어떤 환자는 구역질을 해야 편해진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환자는 음식을 먹으면 좋아진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그러나 이런 증상이 자꾸 반복되면 식욕이 떨어져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역류성 식도염은 통증이 명치 부근부터 쭉 타고 올라오는 느낌이 든다. "위산이나 위액이 올라오니 쓴물이 올라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합니다. 때로는 역류한 위산이 성대 부근까지 올라와 목에 이물감을 주기도 하지요." 위산이 성대에 걸려 있으면 목이 잘 쉰다.
기침도 잦아져 만성기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음식물이 역류하기에 입냄새도 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귀찮은 것은 통증이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부원장의 말을 들어보자. "가슴이나 명치가 쓰리기도 하고, 아주 뜨거운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통증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서구 국가보다 비교적 통증이 경미한 편입니다. 식습관이 다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환자들은 다소 불편한 정도에 그칩니다. 대개 환자의 10% 정도가 큰 고통을 느끼죠." 주목할 것은 이 10% 사람들 가운데 아주 드물지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치의 고통을 만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김진성 교수는 이 고통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심장 질환 통증에 버금갈 정도의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심장 질환은 혈관의 한 부위가 막혀 유발된다. 그러면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은 물론 그 통증이 팔과 등으로 퍼져나가 엄청난 고통을 준다. 역류성 식도염을 만만히 볼 수는 없는 까닭이다.
원인 괄약근이 풀렸다. 아래쪽 말고 위쪽!항문에 있는 괄약근이 우리 뱃속에도 있다. 위와 식도 사이다. 이 괄약근이 느슨해지면 위산이 역류하여 식도벽을 헐게 한다. 왜 항문처럼 꽉 조여주지 못하는가?식도벽이 위산에 공격을 받지 않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신체의 조화는 신비로워서 이미 위와 식도 사이에는 역류를 막아주는 장치가 있다. 괄약근이다. 홍성수 부원장이 말한다. "항문에 있는 괄약근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평소에는 위의 입구를 조여 위산이 넘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가 음식물이 떨어지면 열어서 음식물을 내려 보내죠. 이 괄약근이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극히 드물어요. 대부분은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이상이 생깁니다." 같은 괄약근이지만 위에 있는 괄약근은 항문처럼 마음대로 조이거나 열 수 없다. 자율신경이 알아서 개폐한다."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시소라 할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부교감신경이 조용해지고, 교감신경이 잠잠해지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죠. 둘 중에서 괄약근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교감신경입니다." 김진성 교수의 설명이다.
교감신경은 시험 면접을 보거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처럼 신체가 위험에 쳐했을 때 효율적인 반응을 하도록 근육을 긴장시켜준다. 반면 부교감신경은 신체가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찾을 때 작용한다. 부교감신경이 작용하면 심장박동이 부드러워지고 소화기관 및 배설기관이 활성화된다. 체온이 상승해 면역력이 증가한다. "부교감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위산의 역류를 막아주는 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위산과 음식물이 역류하게 되는 것입니다."김진성 교수의 말이다. 역류성 식도 질환을 진정시키려면 부교감신경에 이상을 주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홍성수 부원장은 가장 큰 요인으로 기름진 음식을 꼽았다. "역류성 식도염은 우리나라에 비해 서구 국가에서 더 많이 발병합니다.
증상도 우리나라보다 심하게 나타나지요. 우리나라의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90%가 가벼운 증세라면 서구 국가 환자들에게는 대부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원인을 다 밝혀낸 것은 아니지만 의학계에서는 그 차이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식생활의 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환자들은 밥을 먹을 때보다 피자를 먹을 때 신물이 더 많이 올라온다고 한다.
최근 5년 사이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곧 우리의 식생활 문화가 그만큼 빠르게 변해왔다는 반증인 셈이다. 물론 기름진 음식만이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김진성 교수는 위에서 소화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도 위산이 역류될 수 있다고 말한다. "위에 음식이 많이 들어 있고 소화가 안 된 상태로 오래 있으면 위 입구를 조여주는 괄약근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원리에서 복부비만도 문제가 된다. "복부비만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장지방이 복압을 증가시켜 내장기관을 누르게 되죠. 이때 위가 눌려 위산 역류를 증가시킵니다." 흔히 술이나 담배, 야식이 속쓰림을 유발한다는 말이 있다. 이 역시 직접적인 원인은 될 수 없지만 역류성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는 있다는 게 김진성 교수의 견해다."술과 같이 먹는 기름진 안주들이 요인이 될 수 있겠지요. 또 역류성 식도 질환이 있는 사람이 야식을 먹고바로 누우면 당연히 서 있을 때보다 위산 역류가 더 많이 될 것입니다." 홍성수 부원장은 담배의 영향을 설명한다. "담배 연기는 코를 통해 폐로만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식도를 타고 위로도 들어가죠. 이때 괄약근이 열려 위산이 역류할 수도 있습니다." 술, 담배, 야식은 모두 스트레스와 관련있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괄약근을 느슨하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대개 속쓰림 정도를 호소한다. 그러나 견디기 힘든 고통이 찾아올 수도 있다."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부원장통증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체로 우리나라 환자는 서구 환자들에 비해 비교적 경미한 통증에 시달린다. 그런데 식습관에 따라서 숨 넘어갈 듯이 극심한 고통으로 이어지는 환자들도 있다. 가벼운 통증이 나타날 때 대수롭게 넘기지 말고 진단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율신경이 건강하면 역류 질환도 줄어든다. 즐겁게 운동하자."경희대학교 한방병원 3내과 김진성 교수식도 역류를 막아주는 식도 괄약근이 건강해야 한다. 식도 괄약근을 관장하는 것은 자율신경인데, 자율신경은 신체 밸런스가 균형을 이뤄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 더불어 평소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 속쓰림을 방치하면 위험할까요?"일단 목에 이물감이나 가슴 통증 때문에 생활이 불편해집니다. 심한 경우 통증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환자의 90%가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2~3달 정도의 약을 복용하면 낫는 경증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경증이라고 하여 내버려두면 큰 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식도가 헐어 염증이 생기면 식도가 협착이 될 수도 있고, 이것이 궤양이나 암으로 커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증세가 나타나면 참지 말고 바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_경희대학교 한방병원 3내과 김진성 교수2 속 쓰릴 때 흔히 사먹는 '겔포스' 같은 위장약 안전한가요?"모든 약이 다 그렇듯 너무 많이 먹으면 좋을 리는 없겠지요. '겔포스'에는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이 들어 있어 신장이 안 좋은 사람들은 과다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바로는 그렇게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으므로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위산 위에 막을 형성하여 역류를 일정 정도 제어하는 '게비스콘' 역시 검증을 받은 약이므로 사용해도 좋겠습니다. 당장 속이 쓰리다면 임시방편이라도 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_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부원장
처방 역시 운동만한 것이 없다역류를 막기 위해서는 느슨해진 괄약근을 조여야 한다. 직접적으로 괄약근을 조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없애고, 조여진 상태를 잘 유지해주는 것이 왕도다.선천적으로 위의 괄약근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극히 드물다. 대개 식생활이나 생활습관에 의해 후천적으로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다. 일단 통증을 줄여주고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거해서 원상태로 만들어주는 게 주된 처방이다.
"통증의 부위나 상태에 대한 문진만으로도 역류성 식도염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는 있습니다. 내시경으로 식도에 상처나 염증이 있는지 확인하지요. 만약 상처를 확인할 수 없는데도 통증을 호소한다면 '라는 관을 식도까지 내려보내 산도를 측정합니다." 확진에 따라 홍성수 부원장은 두 가지 처방을 내린다. 하나는 위산을 묽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위와 식도의 운동성을 도와주는 것이다."위산의 농도가 약해지면 위산이 올라와도 식도에 상처가 덜 나서 통증이 줄어듭니다.
동시에 위와 식도의 운동을 도와 음식물을 빨리 소화시켜 위의 부담을 덜어주어 괄약근을 조여들게 만듭니다." 심하지 않은 경우 1~2주면 상태가 호전된다.
그러나 병원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이미 경과가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식도의 상처가 치유되고 괄약근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데는 평균 2~3달 정도 지속적으로 약을 먹어야 한다. 한의학에서 처방하는 약을 복용하는 기간도 비슷하다.
다른 점은 일괄 처방이 아니라 대증 처방, 즉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서 약을 처방한다는 점이다. "가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때 한방에서는 '탄산' 또는 '흉비'라 해서 쓰는 약이 있습니다. 이 약은 양약 처방과 같이 위와 식도의 운동성을 좋아지게 하는 것입니다.목에 이물감은 한방에서는 매실 열매가 목에 걸린 느낌이라는 뜻의 '매핵기梅核氣'라고 하는데, 이를 풀어주기 위해 처방하는 약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약을 처방한다. 소화기내과나 한방내과의 처방은 모두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다.
그런데 문제는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다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김진성 교수와 홍성수 부원장이 입을 모아 지적하는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일단 치유되었다 해도 기름진 음식을 먹는 식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또 재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복부 비만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동은 필수다.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에 좋고 자율신경을 건강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증세가 자꾸 반복되니 '불치병'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일종의 '감기'와 같다고 말해드립니다. 부주의하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병이니까요." 홍성수 부원장의 설명이다.
김진성 교수는 운동에 대해 마지막 조언을 한다. "외판원이 하루 10km씩 걷는다고 그게 운동일까요? 아닙니다. 또 어떤 분은 피트니스를 하면 복압이 늘어나 위산이 더 많이 생길 것이라 걱정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럴 개연성은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상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규칙적으로 할 수 있으며, 언제든 하기 쉬운 운동이면 좋습니다.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운동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좋아질 테니까요."기자/에디터 : 성열규 / 사진 : 임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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