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생활한자

禮物

나-야 2010. 9. 20. 08:56

禮物

 

“예라는 것은 오고 가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禮尙往來)”라는 말이 있다. 『예기(禮記)』에 나오는 말로 “가되 오지 않는 것, 오되 가지 않는 것 모두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예를 표시하는 예물(禮物)을 서로 주고받는 것은 동양사회의 오랜 관습이다.

요즘이 추석(秋夕)을 앞둔 그런 때다. 보통 예물을 언급할 때 간단하게 줄여서 하는 글자가 ‘예(禮)’ ‘의(儀)’ ‘경(敬)’이다. 남의 경사(慶事)를 축하하면서 보내는 예물을 하례(賀禮)·하의(賀儀)·하경(賀敬)이라고 부르는 게 그런 경우다.

생일을 축하할 때는 수례(壽禮) 또는 수경(壽敬)이라고 적는다. 전의(奠儀)와 전경(奠敬)은 상가(喪家)에 보내는 예물, 부의(賻儀)는 상을 맞은 집안 사람들이 상사(喪事)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되도록 보내는 물건이나 돈이다.

중국에서 자주 썼던 것이 탄경(炭敬)과 빙경(氷敬)이다. 특히 청(淸) 대에 들어오면서 수도 밖의 임지에 근무했던 관원들이 중앙의 관원들에게 바쳤던 예물이다. 추운 겨울에 석탄 등의 연료를 사는 데 보태라는 뜻에서 탄경, 더운 여름날 차가운 얼음 사는 데 쓰라는 뜻에서 빙경이라고 불렀다.

선물을 보내면서 “이것 참 대단한 물건”이라고 자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신이 보내는 예물을 낮춰 부르는 게 정리(定理)인데, 그런 경우에 보통 쓰는 말이 비례(菲禮) 또는 비의(菲儀)다. 비(菲)는 순무 종류의 채소를 일컫는 단어다. 따라서 비례·비의는 ‘변변치 못한 물건’이라는 뜻이다.

헌근(獻芹)이라는 말도 그렇다. 본인 입맛에 아주 맛이 뛰어난 물미나리가 있어 높은 사람에게 바쳤는데, 그를 먹어본 사람이 별것 아니어서 실망했다는 고사(故事)에서 나온 단어다. 예물을 언급할 때 중국에서 꼭 빠지지 않는 구절이 있다. “천리 밖에서 거위의 털을 보낸다(千里送鵝毛)”는 말이다. 그러나 거위 깃털 하나를 보내면서 그 뒤에 이렇게 덧붙인다. “예물은 가볍지만 그 정내는 깊다(禮輕情意重).”

주고받는 현금과 선물 속에 싹 트는 것이 무엇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예는 서로 주고받되 도(度)를 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물미나리나 가벼운 거위의 깃털로도 정성과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다-중앙일보-

'그룹명 > 생활한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娘子軍  (0) 2010.10.01
  (0) 2010.09.27
  (0) 2010.09.09
物議   (0) 2010.09.06
世襲  (0) 2010.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