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아름다운 글

가 을 / 김용택

나-야 2010. 4. 9. 14:32

가   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