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가을처럼 / 안 성란
앞서가는 세월이 부르면
가을도 따라 움직이고
파란 하늘이 손짓하면
나무는 하나 둘 옷을 벋어 버립니다.
단풍잎 하나 떨어지면
뜨거운 가슴에 안기던 사랑은 한 걸음 뒤로 가고
은행잎 하나 떨어지면
가슴 저리는 그리움은 한 걸음 앞서 갑니다.
아리한 기억으로 자리 잡은 사랑 이야기를
한 손에 웅켜 잡으면 눈물 되어 흐르고
품에 안으면 만날 수 있다는 재회를 꿈을 꾸는데
소리없이 가고 있는
가을 손을 꼭 잡고 그대는 떠난 겁니까?
힘없이 떨어지는 낙엽이 되어
당신이 가신 그길을
따나가는 가을처럼 나도 가야 하는 겁니까?
하얀 눈꽃이 내리고
서리꽃이 꼿꼿이 앉아 있는
춥고도 험한길을 찾아
말 없이 가고 있는 가을을 따라
한 마디 말도 하지 말고
내 마음도 따라가야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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