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L마시는 물, 누군가에겐 毒
물은 우리 몸의 세포, 근육, 혈액 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 때문에 유엔은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해 놓고 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물은 어른 몸무게에서 약 70%를 차지하다가 노인이 되면 50%까지 떨어진다. 노화가 진행되면 체내 수분 함량도 줄어든다.
우리 몸은 일반적으로 하루 2ℓ가량 물을 7~8번에 걸쳐 나눠 마셔야 적절한 수분 함량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미세먼지와 황사가 많은 봄철에는 충분한 물 섭취가 중요하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열이 나고 맥박이 빨라지며, 진땀이 나고 어지러움증이 나타난다. 만일 소변 색깔이 짙은 갈색을 띤다면 이 또한 수분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 유태호 H+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수분 함량이 정상 수준이면 체액은 중성과 약알칼리성을 유지하지만 산성 혹은 알칼리성으로 쏠리게 되면 각종 대사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물은 생명수이지만 과도하게 마시면 병력이나 가족력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다. 땀을 흠뻑 흘린 후 짧은 시간에 많은 물을 마시면 나트륨이 적정량 이하로 떨어져 어지러움, 구토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전신무력감으로 이어진다. 물 중독 상태가 지속되면 뇌압이 상승해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증도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하루 1ℓ 이하로 수분 섭취량을 제한해야 한다. 체내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수분과 염분 배출 기능이 저하되는 부신기능저하증도 수분 섭취량을 조절해야 저나트륨증이나 전신부종을 예방한다.
심부전, 만성 신부전, 간경화와 같이 수분 조절이 어려운 환자들은 주치의와 상의한 후에 수분 섭취량을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심부전 환자가 일반인 수준으로 수분을 섭취하면 폐부종, 심부전이 악화될 수 있으며, 만성 신부전 환자는 폐부종, 고혈압, 전신 부종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간경화 환자 역시 수분 섭취가 과도하면 복수, 전신부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비해 폐렴이나 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호흡기질환자는 물을 많이 자주 마셔야 한다. 물을 마셔야 체내 온도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고 염증 유발 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데 효과가 있다. 대사질환 환자는 혈액을 맑고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당뇨환자 역시 수분 섭취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당뇨 환자가 소변량이 증가하거나 갈증을 느끼는 일이 잦아진다면 혈당 조절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