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관리
고소득자라고 안심하다간 큰코다쳐 신용등급 조회해도 등급은 안 떨어져
신용카드 잘 쓰면 없는 것보다 유리 적금보단 대출 먼저 갚아 부채 없애고 연체 있다면 오래된 것부터 갚아야
올 11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마련을 위해 은행을 찾은 박모(32)씨. 대출을 신청하자 은행 직원으로부터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박씨는 대형 증권사에 근무 중인 고소득자인 데다가 그동안 은행 거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납득이 가지 않았다. 알고 봤더니 취업 전 연체했던 학자금 대출과 카드대금이 원인이었다. 금액이 크지 않아 무심코 지나쳐 버린 것이 화근이 된 셈이다. 박씨는 결혼준비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신용등급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신용등급 관리가 잘 되지 않으면 어떤 일을 하든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금이나 다름없다는 신용등급,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 머니섹션M이 '어려운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쉬운' 신용관리법을 소개한다.
◇신용등급, 틈날 때마다 조회해보라
신용등급을 조회하면 등급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맞을까? 답은 '아니요'다. 작년 10월부터 금융당국 정책에 따라 신용평가 반영항목에서 신용조회기록이 제외됐다. 자신의 신용을 본인이 직접 조회하는 것은 신용조회기록에 남지 않으며 신용도에도 아무 영향을 주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니 정기적으로 본인 신용등급을 확인해 보고 자신의 상태를 고려해 계획적으로 금융활동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은행연합회의 크레딧포유(www.credit4u.or.kr) 사이트에 접속하면 비용 부담 없이 대출과 채무보증, 현금서비스 등 신용정보 열람이 가능하다. 신용평점과 신용등급까지 확인하고 싶다면 나이스신용평가정보의 크레딧뱅크나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올크레딧 등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단 신용등급 확인은 유료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또 연봉이 높은 고소득자라고 해서 신용등급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도 버리는 것이 좋다. 신용등급을 산정할 때 자산정보는 반영되지 않으므로 소득이 많은 부자라고 해서 반드시 신용등급이 높은 건 아니다. 신용등급은 건전한 신용거래내역을 기반으로 평가가 이뤄지므로 소득이 높다고 해서 자만하지 말고 올바른 신용관리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카드 실적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유리
신용카드를 아예 안 쓰면 신용등급이 높을까? 신용카드는 안 쓰는 것보다는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카드 사용실적과 같은 신용거래 기록은 아예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유리하다. 한도 대비 적정 수준을 사용하고 꼬박꼬박 상환하는 건전한 카드 사용실적을 보유한다면, 신용평점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신용거래 기간은 길수록 좋은 점수로 반영되니 신용거래 기록을 충실히 쌓는 것이 좋다.
여윳돈이 생겼다면 적금은 뒤로 미루고 대출부터 갚는 것이 신용등급을 높일 때 유리하다. 대출을 보유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신용평가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보유하고 있는 부채 규모가 클수록, 부채 건수가 많을수록 신용평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 적금을 한다고 무조건 신용등급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 대출금을 먼저 갚아 신용을 관리하고, 적금은 그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다. 특히 불법 대부업체 광고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대출이 필요하다면 제도권 금융회사를 우선 이용하고, 대부업체를 이용해야 한다면 등록 대부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급하다고 불법 사금융 또는 불법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순간 '신용뇌사'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연체는 단 하루도 하지 말고 오래된 연체 먼저 갚아라
신용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연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나중에 갚으면 신용등급이 올라가겠지'란 막연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대출 연체 후 상환하더라도 3년 동안이나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연체금액 완납 즉시 연체 이전 상태를 회복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통신비, 휴대폰 요금 등 적은 금액이라도 절대 연체하지 않는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상환할 땐 가급적 오래된 연체부터 갚는 것이 좋다. 연체는 없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미 연체가 있다면 빨리 갚아야 한다. 연체기간이 길수록, 연체금액이 클수록, 연체횟수가 많을수록 신용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체기간이 길수록 신용평점 회복에 소요되는 기간도 길어진다.-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