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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복용하다 멋대로 끊으면 내성균 생겨

나-야 2010. 12. 22. 10:57

항생제 복용하다 멋대로 끊으면 내성균 생겨

최근 국내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 4명이 발견되면서 항생제 오남용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 오남용으로 생기기 때문이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애리 건국대병원 약무정보팀장의 도움말로 항생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항생제를 얼마나 먹으면 내성이 생기나?

항생제를 많이 먹는다고 인체에 내성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항생제 내성은 사람 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세균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항생제가 몸에 쌓여 내성이 생겼다'는 표현은 잘못이다. 병원성 세균 감염이 아닌 경우에 항생제를 써서 몸에 살고 있는 엉뚱한 다른 균이 내성을 갖게 만들거나, 항생제를 처방대로 복용하지 않아 병원성 세균이 완전히 죽지 않고 내성균으로 변하는 것이다.

Q. 그러면 왜 항생제를 많이 쓴 사람이 내성균 감염에 취약한가?

어떤 사람이 항생제 오남용으로 수많은 내성균을 만들었다면, 해당 내성균이나 유사한 균이 몸 안에서 활동을 시작했거나 나중에 몸 안에 다시 들어왔을 때 예전에 썼던 항생제를 써서 물리칠 수 없기 때문에 내성균에 취약한 것이다.

Q. 감기 유사 증상이 나타났을 때 항생제 필요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나?

감기는 기본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생기므로 항생제를 쓰지 않는다. 다만 감기를 앓다가 세균성 폐렴 기관지염 축농증 등 세균성 질환에 추가로 감염된 경우, 감기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되고 고열이 나는 경우, 호흡곤란이나 가슴 통증을 동반한 경우는 의사 지시에 따라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Q. 항생제를 먹다가 병이 나으면 약을 끊어야 하나?

아니다. 처방받은 항생제는 끝까지 먹어야 한다. 항생제 복용을 중간에 그만두면 병원성 세균은 사멸되지 않는다. 항생제를 쓰는 중간에 병이 나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세균의 활성도가 일시적으로 억제됐기 때문이다. 결국 병원성 세균은 짧은 시간 동안 항생제의 '맛'만 보다 내성이 생겨 더 강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항생제에 잘 듣지 않는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이어진다.

Q. 항생제 연고는 보관했다가 써도 되나?

아니다. 항생제 연고는 대부분 전문의약품으로, 감염된 세균에 따라 다른 약을 처방한다. 따라서 보관했다가 나중에 다른 세균성 피부병에 쓰면 치료 효과는 보지 못하고 엉뚱한 세균을 항생제 내성균으로 만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Q. 과거에 큰 수술을 많이 받았다. 항생제 내성균이 몸 안에 있지 않을까?

과거에 수술을 많이 받았다고 항생제 내성균의 감염 위험이 높은 것은 아니다. 설사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건강하다면 항생제 내성균이 몸 안에 있어도 정상적인 세균이 활동을 억제한다. 또 항생제 내성균이 외부에서 침입해도 면역 체계가 그 균을 무력화시킨다.

Q. 수술을 할 때에는 반드시 항생제를 쓰나?

큰 수술을 하거나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수술 한 시간 전에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미리 투여한다. 대부분 수술 직전에 마지막으로 맞는 링거 주사에 항생제를 넣는다. 그러나 작은 수술을 할 때에는 항생제를 쓰지 않고 소독만 한다. 수술 후에도 의사 판단에 따라 항생제를 쓰지 않기도 한다.

Q. 슈퍼박테리아가 발견된 병원은 모두 감염 위험 지역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국내에서 감염된중환자들은 이미 항생제를 많이 써서 항생제 내성균에 취약했다. 국내에서 발견된 슈퍼박테리아는 모두 피부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균이므로 의료진과 환자·보호자가 수시로 손을 깨끗이 씻으면 안심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