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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새(國璽)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나?

나-야 2010. 8. 26. 09:17

국새(國璽)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나?

 

Q: 국새(國璽)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나?

최근 제4대 국새 제작과정을 둘러싸고 횡령·로비 등 여러 의혹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국새는 언제부터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나요? 또 국새는 상징적인 성격의 나라의 도장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 공무에 사용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대한민국 첫 국새는 분실…지금도 1년에 2만회 정도 국새로 날인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국새는 상징적인 ‘나라의 도장’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지금도 1년에 2만회 정도 날인될 정도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새는 현재 헌법 개정 공포문 전문과 대통령 명의의 비준서 등 외교문서, 훈·포장증, 대통령이 임용하는 5급 이상 국가공무원 임용장 등에 사용됩니다.

 

우리나라 관인사(官印史)는 임진왜란 이후의 것이 많아 최초의 국새가 언제 탄생했는지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일부 학계에서는 옛날 환웅(桓雄)이 아버지 환인(桓因)으로부터 받아가지고 왔다는 천부 3인(天符三印)이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새라는 주장을 합니다. 증보문헌비고 예고새인조(禮考璽印條)에 부여(夫餘) 예왕(濊王)이 예왕지인(濊王之印)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 국새 사용의 역사는 수천 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초대 국새의 정체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제1대 국새는 분실돼 그 행방은 물론이고 기본 형태조차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행정안전부 국새백서에는 그나마 대한민국 초대 국새에 대한 기록이 조금 남아있습니다. 대한민국 제1호 국새는 은(銀)으로 제작됐고, 도장 바닥 부분은 2치(寸·6.06㎝) 정방형으로 만들어졌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사용 기간은 1949년 5월 5일부터 1962년 12월 31일까지였습니다. 하지만 초대 국새의 인뉴(손잡이) 부분이 어떤 모양이었는지는 분명치가 않습니다. 1958년 문화공보부가 남긴 초대 국새 사진의 손잡이 부분은 삽살개 모양<사진>이지만, 초대 국새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석불(石佛) 정기호 선생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국새 도안 기록에는 인뉴가 기록사진과는 달리 ‘용’모양으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도장을 만들면서 삽살개 조각을 한 점이나, 도장의 글자(印文) ‘대한민국지새(大韓民國之璽)’가 삽살개가 앉아있는 꼬리 부분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사진기록에 있는 국새가 정통 초대 국새가 맞는지 의문이 생긴 것입니다.

이후
박정희 정부는 대한민국 제2대 국새를 만듭니다. 거북이 모양의 손잡이 조각을 했는데, 예술성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평입니다. 다만 1963년부터 1999년까지 36년 동안 사용돼 최장수 국새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IMF 경제위기 가운데 ‘제2의 건국’을 선포하고, 인면이 닳고 닳은 거북 국새를 대신할 제3대 국새를 만듭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현대식 방법으로 만들었고, 봉황 모양 손잡이 조각에, 도장 바닥 부분에는 ‘대한민국’을 한글 훈민정음체로 양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국새도 2005년 당시 행정자치부에서 비파괴 검사를 해본 결과 균열이 생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최근 온갖 비리 의혹으로 얼룩지고 있는 제4대 국새가 제작된 것입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