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식도염 위험도 男이 女의 8·8배
남성이 여성보다 위식도역류 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8.8배나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위식도역류질환은 명치끝 가슴이 화끈거리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등의 증상이 대표적으로, 위산이 위에 머물거나 위 아래 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역류해 식도 점막에 염증을 일으킨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정혜경 교수팀은 최근 건강검진을 받은 2천388명을 분석한 결과, 12%(286명)가 역류성식도염(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진단됐다고 9일 밝혔다.
역류성식도염 환자 가운데는 남성이 88%로 여성보다 훨씬 많았는데, 위험요인만 놓고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이 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8.8배나 높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정혜경 교수는 "남성은 여성에 비해 사회활동이 많아 흡연, 음주, 비만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위식도역류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흡연은 역류성식도질환에 중대한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성은 가슴쓰림과 위산역류 등의 증상을 호소하지만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의 점막 손상이 관찰되지 않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이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자는 전체의 3.1%였는데, 그 중 52.7%가 여성이었다.
특히 여성들은 두통, 현기증, 가슴통증, 불면증, 관절통 등 `신체화 증상'을 동반한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위식도역류질환이 2.7배 흔했다.
신체화 증상(Somatization)은 흔히 `예민해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하는데, 뚜렷하게 어디가 아프거나 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병적 증상을 호소하는 상태를 말한다.
정 교수는 "남성은 흉통을 느낄 경우 큰 병으로 생각해 병원을 찾지만 여성은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내시경 검사에서 특별한 병변을 찾을 수 없어도 위식도역류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