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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손 해 일

나-야 2010. 4. 26. 10:09

달맞이꽃- 손 해 일

햇살이 눈부셔
밤을 가려 핍니다

달무리 걷힌 뒤
바자울 사립을 열고
서성이는 까닭도
외로움 때문만은 아니외다

청솔가지
참대밭 엮어
달집을 지어 놓고
월궁 항아 고운 님 맞으러
동구 밖에 섰습니다

은잔에 술을 따르듯
정화수 한 사발을
서낭당에 받쳐 들고
아무에게도 보인 적이 없는
은밀한 사랑을 비춰봅니다

三界의 인연으로 우리는 만났거니
내 가슴 달집 쏘시개에
불은 당신이 당기소서

달이 뜨면 드리리다
唐草紋 자리 펴고
이 마음 다 드리리다

*항아(姮娥) : 달 속에 산다는 전설적인 美人.

 

자료출처: 손해일 박사님 시집 <흐르면서 머물면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