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아름다운 글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용혜원

나-야 2010. 4. 9. 10:00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용혜원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 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 하나 하나가
시 한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면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